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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별 수호자:
쌍둥이 별

캣 체리시
1부

황혼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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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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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이야기

아칼리는 별들을 보았다. 별들은 발로란시 위에서 반짝였다. 마치 일렁이는 불꽃 같았다.

예쁘네라고 아칼리는 생각했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을 보며, 잠시나마 숨이 막히는 느낌을 잊었다. 녀석들에게 밀려 넘어져 등이 아픈 것도 잊었다. 골목의 작고 꼬질꼬질한 강아지를 지키려다가 맞은 일도 잊었다. 머릿속에는 별들뿐이었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괜찮아?"

아칼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 했다. 5 대 1 싸움에 끼어들 정도로 용감하다니, 과연 누구일지 궁금했다. 하지만 잔뜩 얻어맞은 탓에 움직일 수 없었다.

"이 녀석들한테 당했어?" 목소리의 주인이 걱정하며 물었다.

"넘어졌을 뿐이야." 아칼리는 움찔하며 대답했다. 말을 하니까 아팠다. "계속 이대로 누워 있기로 했어. 편하더라고." 그 말에 여자아이가 웃었다. 아칼리도 미소를 짓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미소를 짓기만 해도 아팠다.

여자아이는 아칼리 옆으로 다가와 섰다. 그러더니 손을 뻗으며 웃었다. "편한 건 알겠는데, 이제 일어나야지. 바닥이 더럽잖아."

맞는 말이었다. 아칼리는 여자아이의 팔을 붙들고 몸을 일으켰다.

그제야 아칼리는 그 여자아이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큰 키, 분홍색 머리카락, 단정한 옷차림... 바로 카이사였다! 예쁘고 완벽한 카이사.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누군지는 잘 알았다. 카이사는 올해 초 발로란 중학교에 전학 온 직후부터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선생님들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예의 바르고, 모든 과목에서 뛰어나면서 얌전하다고 했다. 아칼리와 완전히 반대였다. 적어도 아칼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아이가 골목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카이사는 아칼리를 때리던 다섯 학생들에게 경고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또 누구를 괴롭히면 자기가 직접 나서서 후회하게 해 주겠다고. 그러자 녀석들은 대꾸도 않고 자리를 떴다. 아칼리는 아픈 와중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멍 위에 또 멍이 들겠네."

"자주 이래? 그러니까 싸움 말이야. 얻어맞는 거 말고." 카이사가 씩 웃으며 물었다.

"아니." 아칼리는 얼버무렸다. "그냥, 자주는 아니고. 가끔? 그런데 아까 그 녀석들이— 맞다! 강아지!"

아칼리는 자신을 도와 근처 쓰레기통을 뒤지는 카이사를 보고 놀랐다. 손이 더러워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쓰레기 더미에 손을 깊이 집어넣어 강아지를 찾았다. 그러던 중에...

"찾았다!" 카이사가 흠뻑 젖은 봉투 아래에서 떨고 있던 강아지를 들어 올렸다. 어찌나 꼬질꼬질한지 흙덩이처럼 보일 지경이었지만, 강아지는 카이사의 손에 들린 채로 꼬리를 살짝 흔들었다.

"새 친구가 하나 생긴 듯하네."

아칼리가 말하자 카이사가 중얼거렸다. "난 둘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칼리는 한참을 생각한 뒤에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

"나 말이야? 왜 나 같은 애랑 친구가 되려고 해?" 아칼리는 잘하는 게 전혀 없었다. 딱 하나, 비디오 게임은 자신 있었다. 물론 카이사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일단 말이야." 카이사는 강아지를 든 채로 일어서며 말했다. "내가 널 구해줬잖아. 그럼 친구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게다가 넌 강아지를 구하려고 몸을 던졌지. 동물을 좋아한다는 건 착한 사람이라는 뜻이거든."

아칼리는 웃었다. "알았어, 친구. 그나저나 강아지는 어쩌지? 우리 엄마는 절대 못 키우게 할 텐데. 심지어 나도 가끔 집에 못 들어오게 하거든!"

"우리 아빠가 근처에서 보호소를 운영하셔. 나도 주말마다 가서 자원봉사를 해."

"그렇겠지." 아칼리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가자." 카이사가 앞장서며 어깨 너머로 말했다. "강아지를 보호소에 맡긴 다음에 너도 집까지 데려다줄게."

"뭐? 날 어린애 취급하지 마!"

"또 길바닥에 누워서 낮잠이나 자려고?"

말로는 이 아이에게 이길 수 없겠다고 아칼리는 생각했다.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건 빈말이 아니었다. 강아지를 보호소에 안전하게 데려다준 뒤, 카이사는 아칼리의 집까지 따라왔다. 아칼리는 카이사와 함께 걸어서 즐거웠다. 집에서 어떤 일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놀랍게도 카이사는 말이 잘 통하는 친구였다. 둘은 내일 방과 후에 라면을 먹기로 약속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잔소리를 늘어놓았지만, 아칼리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일 카이사와 놀 생각에 기쁠 뿐이었다. '한심한 문제아'라는 말에도 어쩐 일인지 아무렇지 않았다. 아칼리의 마음속에서 '친구'라는 단어가 새롭게 탄생한 별처럼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Prologue-B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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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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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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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군중 속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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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화려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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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잊힌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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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아름다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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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잃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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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뜨거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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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울려 퍼지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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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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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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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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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화려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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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불안정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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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맹렬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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